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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지방선거의 최대 관심사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의 재선 여부다. 1995년 민선 지방자치시대가 열리면서 도지사 선거는 매번 유력 후보들이 내상을 입을 정도로 야채 치열했다.
민선 1기 도정을 시작으로 지방자치가 30년간 이어지면서 도민들의 주권 의식은 점차 높아졌다. 동시에 후보 능력과 도덕성 검증의 잣대는 더욱 엄격해졌다.
1995년 초대 민선 도지사에 오른 故 신구범 지사를 시작으로 역대 4명의 도지사는 모두 재선에 성공했다. 신 전 지사는 관선과 민선을 연이어(1993~199 다가구전세보증금 8년) 역임했다.
이어 영원한 경쟁자였던 우근민 전 지사가 민선 2기 도정의 수장에 오르며 연임(1998~2004년)에 성공했다. 다만 임기 중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지사직을 상실했다.
2004년 치러진 보궐선거에서 김태환 전 지사가 당선되면서 민선 3기를 넘겨받았다. 2006년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둬 재선에 성공하며 정부학자금대출서류 정치 인생의 절정기를 맞았다.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불출마 선언으로 우근민 전 지사가 다시 등장했다. 당시 민주당의 공천에 반발해 탈당 후 무소속으로 3선 고지에 올랐다.
2014년 원희룡 전 지사의 등장과 함께 '제주판 3김' 시대는 막을 내렸다. 원 전 지사도 어김없이 재선에 도전했다. 탄핵 정국에서 당적을 버리고 개인파산 불이익 역대 4번째 무소속 도지사가 됐다.
민선 8기 오영훈 지사의 재출마는 확실시 된다. 이미 김태형 전 대외협력특보 등 정무라인이 정책 구상에 돌입했다. 최측근인 이영민 정무비서관도 사직 후 조직관리에 들어갔다.
정가의 관심은 잠재적 경쟁자가 즐비한 당내 경선 여부다. 지난 선거에서 오영훈 지사는 이른바 국회의원 3인방의 사 이자액 전 조율을 거쳐 출마를 공식화했다.

반면 현재는 전현직 국회의원 4명 모두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현역은 문대림(제주시갑), 김한규(제주시을), 위성곤(서귀포시) 의원이다. 송재호 전 의원도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다.




다만 현역 의원이 선뜻 나서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총선은 현직 신분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할 수 있지만 지방선거 출마시 선거일 30일 전까지 의원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차기 총선을 3년 가까이 앞둔 시점에 의원직을 던지는 정치적 결단이 필요하다. 이에 현역 의원들도 여론의 향방을 주시하며 관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선거판을 뒤흔들 변수는 역시나 전략공천이다. 선출직 평가나 지역 여론, 본선 경쟁력 등을 이유로 중앙당이 참전할 경우 예측불허의 상황이 펼쳐질 수 있다.
정가에서는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과 친이재명계로 알려진 현근택 수원시 제2부시장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략공천으로 다자 구도가 만들어지면 선거 판도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 국민의힘이 진보진영의 빈틈을 파고들 수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3자 구도를 내심 바라는 분위기다.
다만 현직 도지사에 대한 공천 배제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뚜렷한 명분 없이 경선 기회를 박탈할 경우 당내 분란을 불러올 수 있다. 무소속 출마의 부담도 떠안아야 한다.
국민의힘에서는 문성유 전 기획재정부 기획조정실장이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추석을 앞두고 지역 곳곳에 한가위 인사 문구를 담은 현수막까지 내걸었다.
잠재적 후보자로는 고기철 국민의힘 제주도당위원장과 김승욱 제주시을당협위원장이 거론되고 있다. 장성철 전 제주도당위원장은 "아무것도 정해진게 없다"며 말을 아꼈다.
국민의힘은 제22대 국회의원선거와 제21대 대통령선거에서 연거푸 패배하면서 세력이 급격히 약화됐다. 대선에서는 서귀포시 성산읍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민주당에 뒤쳐졌다.
소수정당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정의당과 노동당, 녹색당은 물론 원내정당인 조국혁신당과 진보당, 개혁신당도 아직까지 도지사 후보군을 내세우지 못하고 있다.
제주에서도 거대 양당 구도가 고착화되면서 인재 영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막대한 선거자금을 품은 거대 정당과 비교해 턱없이 부족한 예산과 조직 동원력도 현실적인 고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