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내에서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불법 프로그램으로 한국 게임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불법 프로그램은 게임 업계에서 계속 지적돼온 고질적인 문제지만, 여전히 하루에 수만 건이 적발되면서 게임 산업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게임 내에서 불법 프로그램 사용자를 처벌하는 법안이 지난해 발의되긴 했지만 1년 넘게 통과되지 않으면서 게임사로서는 계정을 정지시키는 것 외에 대응책이 없는 상황이다.
21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넷마블은 지난달 출시한 신작 '뱀피르'에서 불법 프로그램과 전쟁을 치르고 있다.
넷마블은 매일 불법 프로그램 이용 계정을 모니터링하고 제재를 진행하고 있는데, 매일 제재하는 계정만 평균 2만여 건에 달한다. 지난 18일에는 하루에만 무려 6만8아이밸류
505개 계정이 적발되기도 했다.
게임에서 사용되는 불법 프로그램은 크게 핵과 매크로로 나뉜다. 핵은 슈팅 게임에서 자동으로 조준되도록 하는 것처럼 게임 데이터 등을 조작해 기존 게임에서는 불가능한 행동을 가능하게 하는 프로그램이다. 매크로는 사용자가 조작해야 하는 행위를 자동화해 채집이나 사냥 등을 자동 처리하게끔 도와준다. 소위 '작업단타추천
장'으로 불리는 곳들은 수백 개의 계정을 활용해 매크로를 돌리면서 재화를 채굴한 뒤 이를 현금화해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넷마블 게임 '뱀피르'는 한국에서 유행하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장르에 해당한다. 해당 장르는 게임 속 재화나 아이템의 현금 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특히 매크로 사용의 주된 표적이 된다. 한국의 대표적인 MMKODEX레버리지 주식
ORPG인 엔씨소프트 '리니지' 또한 매주 수천 건의 불법 프로그램 사용 계정이 적발되는 추세다.
게임 속 매크로가 성행하면 재화가 과도하게 공급되는 등 게임 내 경제 체제가 영향을 받으면서 이용자들이 피해를 보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이용자 이탈로 이어진다. 게임사들이 모니터링에 많은 인력을 투입해 대응하는 이유다. 넷마블 관계자는 "'뱀환율수혜주
피르'는 문제가 생기지 않을 정도로 많은 인력과 리소스를 투입해 이용자에게 최대한 피해를 주지 않는 쪽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사들이 모니터링 인력을 투입해 계속 감시·탐지하고 있지만 불법 프로그램들은 계속 허점을 찾아 새로운 우회 경로를 만들다 보니 사전에 차단하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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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문제는 한국 게임사들이 신성장 동력으로 주목하는 블록체인 게임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넥슨이 올 상반기 출시한 '메이플스토리N'은 최근 매크로 사용자가 급증하면서 지난달에만 계정 2만건을 정지시켰다. 블록체인 게임은 게임 속 재화를 가상화폐로 환전할 수 있는 것이 특징으로, 현금화가 쉽다 보니 작업장들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게임사들은 이 같은 불법 프로그램 사용 계정을 정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계정은 하나가 정지돼도 또 다른 계정을 생성할 수 있어 문제를 뿌리 뽑기에는 한계가 있다. 일각에서는 게임 불법 프로그램을 제작·배포하는 경우에만 처벌하는 현행법을 이용자까지 처벌하도록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해 8월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불법 프로그램 이용자를 처벌하는 조항을 신설한 게임산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으나 1년 넘게 국회에서 계류 중이다.
한편 조직적으로 매크로를 활용하는 작업장이 대부분 중국 등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국내 차원의 대응뿐만 아니라 해외 작업장에 대한 제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정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