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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시간이 시작되고/ 자리에 앉아/ 내가 조그맣게 짝을 부르자/ 짝이 내게 물었다// 또 고양이 보고 싶어?'
이 동시의 제목은 '응'이다.김개미 시인의 새 동시집 '꼬리 치는 동시'에 실린 동시.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고양이는 이미 '나'의 머릿속에 들어앉아 있다. '내가 밖에 있을 때는/ 고양이가 내 몸에 있어요/ 동굴 같은 배 속에서 나를 올려다보고/ 짧은 앞발로 내 가슴을 두드리며/ 빨리 집으로 가자고 하지요'('나를 차지한 거죠'.)
고양이의 마음에 마음을 포개본다. 애정은 발랄한 상상으로 뻗어 나간다. '고양이도 재래시장 활성화 전화 받았으면 좋겠다/ 밖에 나오면 고양이가 뭐 하나 궁금한데// (…) 고양이도 외출했으면 좋겠다/ 내가 어디 갔다 올 때/ 현관문을 걸어 잠그고/ 기차역으로 마중 나왔으면 좋겠다'('고양이가 할 일')
책에는 꼬리 치며 다가와 상상의 문을 활짝 열어젖히는 동물들과 아이들의 호기심이 범벅인 동시 들이 담겼다. "너는 어떤 동물을 좋아하 토지대출 니?/ 네가 좋아하는 동물들의 목록으로/ 너를 소개해 줘."(시인의 말)



꼬리 치는 동시·김개미 시 한호진그림·책과콩나무 발행·88쪽·1만3,000원


하루 동안 딱 열 마디만 할 수 있다면 어떤 말이 남게 될까. 김 이스타항공 성은 시인의 첫 번째 동시집 '못된 말 장례식'에는 "꿈이었다가/ 껌이었다가/ 똥이었다가"('꿈, 껌, 똥') 그리고 시가 된 41편이 실렸다. 여러 어린이책을 쓴 중견작가인 그의 데뷔작이자 책의 표제작 격인 '말의 장례식'은 tvN 드라마 '이혼보험'에 소개됐고, 수록작 '예쁜 편지지를 봤어'는 가수 이소은의 노래 가사로도 쓰였다.
삼 기아차 임금협상 키고 비워낸 그의 동시는 성인이 읽기에도 무리가 없다. '어떤 말들은 빼 먹을 필요가 있다'는 부제를 단 동시 '말 꼬치'는 이렇게 시작한다. '-미안해-실수였어-너도 그런 적 있지-이해해 줘-우린 친구잖아-' 자꾸만 덧붙였던 변명의 말타래를 하나씩 빼 먹고 나면 마지막에는 꼭 필요한 한 마디만 남는다. '-미안해-'
"읽을수록 들을수록 이자지원조례 새로운 맛이 올라오는 게 김성은 동시의 힘"(이안 시인)이다.



못된 말 장례식·김성은 시 박세은 그림·문학동네 발행·112쪽·1만3,500원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